비디오 가게 셔터를 올리며 시작하는 젠레스 존 제로의 2년
뉴 에리두라는 네온 도시에서 세 명의 에이전트를 번갈아 쓰며 싸우는 HoYoverse 의 액션 RPG. 출시 2년 만에 Xbox 와 Steam 까지 닿은 지금, 처음 10시간과 어디서 결제하게 되는지 안 해본 사람 눈높이에서 쓴 리뷰.

비디오 가게 셔터를 올리면서 시작합니다
뉴 에리두라는 도시의 6번가, 낡은 비디오 대여점 셔터를 올리는 장면에서 이야기가 열립니다. 주인공 남매는 낮에는 이 가게를 보고, 밤에는 “프록시” 라는 안내인으로 일합니다. 프록시는 도시 곳곳에 생긴 재난 구역 “공동” 에 사람을 들여보내고 다시 데리고 나오는 길잡이입니다. 공동 안에서는 에테르라는 물질이 공간을 비틀고, 그 영향으로 변이한 괴물이 돌아다닙니다. 플레이어는 남매 중 한 명을 고르고, 의뢰를 받아 “에이전트” 라 부르는 전투 요원들과 함께 공동에 들어갑니다.
이 게임을 만든 HoYoverse 는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을 만든 상하이 미호요의 해외 브랜드입니다. 2024년 7월 4일 PC, PS5, iOS, Android 로 출시했고, 출시 전 사전등록이 4천만 명을 넘었다고 회사가 밝혔습니다. 그 뒤 2025년 6월 6일 Xbox Series X|S 와 Xbox 클라우드, 2026년 6월 17일 Steam, 2026년 7월 29일 Xbox PC 앱까지 차례로 넓혔습니다. 2026년 8월 22일 기준 현재 버전은 7월 29일에 나온 3.1 이고, 출시 2주년 기념 버전이라 무료 보상이 유독 두툼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래에서 다시 합니다.
세 명을 번갈아 쓰는 전투가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오픈월드가 아닙니다. 6번가라는 거리 허브에서 의뢰를 고르면 10분에서 15분짜리 전투 스테이지로 들어가고, 끝나면 다시 거리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값어치는 전투 하나로 갈립니다.
전투는 에이전트 세 명을 한 팀으로 꾸려 한 번에 한 명씩 조작합니다. 적이 공격 직전에 번쩍이면 그 순간 캐릭터를 교체해 막아내고 반격합니다. 공격을 맞힐 때마다 적의 “스턴” 게이지가 차고, 꽉 차면 적이 멈추면서 팀원 전체가 차례로 들어가 큰 기술을 쏟아붓는 연계 공격이 열립니다. 버튼은 공격, 특수기, 회피, 교체, 궁극기 정도라 외울 게 적고, 대신 타이밍으로 승부가 납니다. 데빌 메이 크라이나 베요네타 같은 캐릭터 액션 장르를 좋아했다면 첫 전투에서 바로 손에 붙습니다. 반대로 공격 버튼만 누르고 싶은 사람에게는 교체를 계속 요구하는 이 구조가 피곤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강공, 격파, 이상, 지원, 방어 등의 역할로 나뉘고, 속성은 불, 얼음, 전기, 물리, 에테르에 더해 3.0 에서 바람, 3.1 에서 새 속성(영문명 Lumiflux)이 추가됐습니다. 역할과 속성을 맞춰 팀을 짜는 것이 중반부터의 재미이고, 과금 압박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2년 동안 바뀐 것: 격자 탐색이 빠지고 하늘섬이 추가됐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공동 탐색을 TV 화면 격자 위에서 말을 옮기듯 진행했습니다. 전투와 전투 사이에 이 격자 퍼즐이 길게 끼어 있어서 “전투는 좋은데 그 사이가 지루하다” 는 평이 많았고, 이후 업데이트에서 비중이 크게 줄었습니다. 2025년 6월 2.0 에서는 시즌 2 와 함께 새 지역이 열리고 허브와 UI 를 손봤습니다. 지금 시작하는 사람은 그 초기 버전을 겪지 않습니다.
2026년 6월 17일 3.0 은 시즌 3 의 시작입니다. 하늘에 떠 있는 섬 지역(영문명 Roscaelifer)이 열렸고, 첫 바람 속성 에이전트와 불 속성 격파 에이전트가 나왔으며, 에이전트 한 명(Pyrois)과 폴리크롬 1,600개(출시 때 600개, 7월 4일에 1,000개)를 전원에게 나눠줬습니다. 같은 날 Steam 에 올라왔고 기존 계정의 진행 상황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7월 29일 3.1 은 2주년 버전입니다. 지난 한정 S급 에이전트 중 한 명을 골라 전용 무기(W-엔진)와 함께 무료로 받을 수 있고, 폴리크롬 1,600개와 뽑기권 20장이 따로 나옵니다. 새 속성의 첫 에이전트와 얼음 속성 강공 에이전트가 추가됐고, 상시 모드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Xbox PC 버전도 이때 같이 열려 Xbox 생태계 안에서 콘솔과 PC 를 오갈 수 있습니다.
폴리크롬은 어디서 새는가
게임은 무료이고 본편 이야기는 끝까지 돈 없이 볼 수 있습니다. 결제 지점은 뽑기입니다. 유료 재화 폴리크롬 160개가 뽑기 한 번이고, 한정 배너에서 S급이 나올 확률은 한 번에 0.6%, 90번 안에는 반드시 한 명이 나오도록 천장이 있습니다. 다만 그 S급이 배너의 주인공일 확률은 절반이고, 빗나가면 다음 S급은 확정입니다. 계산해 보면 최악의 경우 180번, 폴리크롬 28,800개가 듭니다. 무료로 모이는 폴리크롬은 버전마다 이벤트와 상시 콘텐츠로 쌓이지만, 나오는 신규 에이전트를 전부 받으려 들면 월정액형 멤버십과 배틀패스로도 모자라고 충전 결제로 넘어갑니다.
반대로 돈을 안 쓰는 선이 분명합니다. A급 에이전트만으로 본편과 상시 콘텐츠 대부분을 깰 수 있고, 2주년 선택권으로 한정 S급 한 명을 공짜로 받습니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 한둘만” 으로 선을 그으면 무과금이나 월정액 선에서 오래 갑니다. 무너지는 건 보통 한정 배너가 버전마다 두 번, 대략 3주 간격으로 돌아오는 리듬에 끌려갈 때입니다.
누가 붙잡히고 누가 금방 지우는가
붙잡히는 쪽은 분명합니다. 의뢰 하나가 10분 안팎이라 짧게 끊어 하기 좋습니다. 컨트롤러에 맞춰 만들어져 PS5 와 Xbox 에서 손맛이 좋습니다. 2000년대 스트리트 패션과 레코드 가게 감성의 미술이 취향이면 허브를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갑니다. 애니메이션 연출이 자주 들어가고 캐릭터 대사량이 많은 것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장점입니다.
금방 지우는 쪽도 분명합니다. 넓은 땅을 돌아다니는 오픈월드를 기대하면 실망합니다. 협동 플레이가 없어서 친구와 같이 할 거리가 거의 없습니다. 이야기는 초반 몇 시간이 느리고, 의뢰 구조가 “허브에서 수락, 스테이지 클리어, 복귀” 로 반복돼 20시간쯤부터 일과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옵니다. 상시 콘텐츠의 상위 난이도는 특정 속성과 역할을 갖춘 팀이 있어야 넘어가서, 여기서 다시 뽑기 압박을 받습니다.
처음 10시간은 프롤로그와 첫 장을 지나 허브가 열리고, 팀 세 명이 갖춰지며, 첫 한정 배너 앞에서 멈춰 서는 시간입니다. 2026년 8월 22일 기준이라면 그 10시간 안에 2주년 선택권과 폴리크롬 1,600개가 같이 들어오니, 시작 시점으로는 드물게 좋은 때입니다. 선택권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게임 안 공지에 적혀 있습니다.
열 시간을 채운 플레이어가 서 있는 곳은 6번가 허브, 첫 한정 배너 앞입니다. 배너 화면을 한 번 열었다 닫고, 2주년 선택권 목록에서 지난 한정 S급 에이전트 이름을 위아래로 넘기며 전용 W-엔진까지 함께 받을 한 명을 고릅니다. 폴리크롬 1,600개는 손대지 않은 채 남아 있고, 수령 기한은 게임 안 공지에 적혀 있습니다. 비디오 가게 셔터를 올리며 시작한 게임은, 그 한 명을 팀에 넣고 다음 의뢰를 고르는 장면에서 다시 움직입니다.
스크린샷
이미지: Steam 공식 자료


